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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성 당뇨 검사를 했다.
아침금식을 하고 묘한 맛이 나는 액체를 들이킨 후 채혈을 했다.
채혈을 하기 전 초음파 진료를 봤는데 우리 동이가 마침 하품하던 중이었다.
입을 쫘악 벌렸다가 오무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었다.
병원을 들렀다 나오는 길 약국에 들러 액상으로 된 철분제를 구입했다. 두번째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철분제는 나와 맞지 않아 아쉽지만 산후관리를 하는 동안까지 사먹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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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쌤통의 심리학.
지난 몇 년을 돌이켜봐도 심리학 책은 처음으로 구입한거 같다.
다음 회차 독서토론을 진행하는 친구가 고른책이란 이유로 믿고 샀다.
내용이 좋아서 남편에게도 권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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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블로그를 쓰는 이 노트북은 2010년에 구입했다. 정확히는 2010년 8월이었다.
당시 모로코에서 쓸 개인 노트북이 필요했는데 기계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전에 같이 일했던
프로그래머 팀장님께 연락해 추천받아 구입했다.
벌써 아홉번 해가 흘렀다. 이렇게 오래 살아남을 거라곤 생각 못했었다,
모로코에서 2년을 너끈히 보내고, 요르단에서의 2년 반을 또 견뎌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다사다난한 시간들을 보내는 동안도 건강하게 벼텨주었다.
연애시절 남편이 SSD를 한번 갈아준적이 있는데 나름 그 덕이 큰것 같기도 하고.
우좌지간 그때 구입해서 무려 9년동안을 썼던 키스킨을 드디어! 오늘 버렸다.
오래된 모델이라 새 키스킨을 찾는게 그리 쉽진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마음먹으니 금방 또 찾았다.
주문해서 배송까지 한 사흘쯤.? 겨우 사흘짜리 기다림이었는데 중간에 한 번 바꿀 생각을 왜 못했을까.
새옷을 입은 키보드를 두드리니 기분이 좋다. 설레고 뽀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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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서관에서 재밌는 책을 찾았다.
글씨들이 몹시 크게 인쇄된 문학책들 이었는데 흡사 효도폰같은 느낌..?
책도 크고 글씨도 크고.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서 긴호흡의 책들이 몹시 괴로울때가 있었는데 훈련삼아 빌려왔다.
정세랑의 피프티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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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 먹는다. 장르불문 그냥 잘 먹는편이다.
오늘은 자연별곡에서 한식과 고기 위주로 혼자 밥을 먹었다.
이것 저것 담아 세접시를 연달아 먹고 케이크와 과일 그리고 커피를 마셨다.
딸기절임을 잔뜩 넣은 얼음빙수도 한그릇 비웠다.
대화없이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과식하지 않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지만 괜찮아 오늘은 금요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