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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8. 17:23 from 카테고리 없음

*

임신성 당뇨 검사를 했다.

아침금식을 하고 묘한 맛이 나는 액체를 들이킨 후 채혈을 했다.

채혈을 하기 전 초음파 진료를 봤는데 우리 동이가 마침 하품하던 중이었다.

입을 쫘악 벌렸다가 오무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었다.


병원을 들렀다 나오는 길 약국에 들러 액상으로 된 철분제를 구입했다. 두번째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철분제는 나와 맞지 않아 아쉽지만 산후관리를 하는 동안까지 사먹어야할 것 같다.


*

이틀 전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쌤통의 심리학.

지난 몇 년을 돌이켜봐도 심리학 책은 처음으로 구입한거 같다.

다음 회차 독서토론을 진행하는 친구가 고른책이란 이유로 믿고 샀다. 

내용이 좋아서 남편에게도 권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지금 블로그를 쓰는 이 노트북은 2010년에 구입했다. 정확히는 2010년 8월이었다.

당시 모로코에서 쓸 개인 노트북이 필요했는데 기계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전에 같이 일했던

프로그래머 팀장님께 연락해 추천받아 구입했다. 

벌써 아홉번 해가 흘렀다. 이렇게 오래 살아남을 거라곤 생각 못했었다,

모로코에서 2년을 너끈히 보내고, 요르단에서의 2년 반을 또 견뎌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다사다난한 시간들을 보내는 동안도 건강하게 벼텨주었다.

연애시절 남편이 SSD를 한번 갈아준적이 있는데 나름 그 덕이 큰것 같기도 하고.


우좌지간 그때 구입해서 무려 9년동안을 썼던 키스킨을 드디어! 오늘 버렸다.

오래된 모델이라 새 키스킨을 찾는게 그리 쉽진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마음먹으니 금방 또 찾았다.

주문해서 배송까지 한 사흘쯤.? 겨우 사흘짜리 기다림이었는데 중간에 한 번 바꿀 생각을 왜 못했을까.

새옷을 입은 키보드를 두드리니 기분이 좋다. 설레고 뽀송하다.



*

어제 도서관에서 재밌는 책을 찾았다.

글씨들이 몹시 크게 인쇄된 문학책들 이었는데 흡사 효도폰같은 느낌..?

책도 크고 글씨도 크고.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서 긴호흡의 책들이 몹시 괴로울때가 있었는데 훈련삼아 빌려왔다.

정세랑의 피프티피플.




*

혼자 잘 먹는다. 장르불문 그냥 잘 먹는편이다. 

오늘은 자연별곡에서 한식과 고기 위주로 혼자 밥을 먹었다.

이것 저것 담아 세접시를 연달아 먹고 케이크와 과일 그리고 커피를 마셨다.

딸기절임을 잔뜩 넣은 얼음빙수도 한그릇 비웠다.

대화없이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과식하지 않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지만 괜찮아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Posted by Mona_ouzoud :

2019. 2. 7. 10:00 from 카테고리 없음

말들에 뚜껑이 있었으면 한다.

이미 뱉어버린 철없는 말들이 부끄러워지는 순간 

닫아버리고 싶다.


뚜껑들이 모인 내 인생의 궤적들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싶다.

가시적인 후회는 소름이 돋겠지. 무엇보다 충격적이겠지.

언어가 무형이기에 사람들은 애써 잊고 살 수 있나보다.

나처럼.




Posted by Mona_ouzoud :

2019. 2. 5. 16:38 from 카테고리 없음

삼일동안 집밖에 나가질 않았다.

모든것이 멈춰버린 정적가운데 갈색으로 익어가는 바나나를 보며 

그래도 시간이 지나가는걸 느낀다. 

Posted by Mona_ouzoud :

2019. 2. 4. 15:02 from 카테고리 없음

명절 연휴다.

방광염과 체력저하의 콤보를 핑계삼아 편도 다섯시간 거리의 시가엔 남편만 보냈다.

배가 제법 불러온다. 아직 아기는 한없이 작은데 살은 8킬로그램 가까이 늘어났다.

엄마가 둘째언니 가족을 따라 캐나다로 떠난지 8개월차에 접어든다.

올해 설은 엄마집도 시가도 가지 않아 그런지 늘 보내던 평범한 하루와 같다. 

남편도 출근하고 혼자남아 덩그러니 보내는 오후의 어떤 시간같은.


스웨덴에 쿵스레덴이라는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나중에 꼭 함께 가자고 남편과 지나가듯 약속했던 코스였는데

혼자있기 무료해 블로그들을 찾아 읽다보니 더욱 불타올랐다.

약 440킬로미터, 북극에 가까운 길. 한여름에도 얼음이 쌓여있는 곳.

440킬로를 다 완주하는 자율코스가 있고 

어느 아웃도어 회사에서 주관하는 110킬로미터 짜리 4박5일의 코스도 있다고 한다.

다만 그건 날짜와 인원제한이 있어 경쟁이 몹시 치열하다고.


남편이 회사를 쉴 수 있는 장시간이 생긴다면 완주를 목표로,

만약 휴가를 써야한다면 4박5일 코스라도 도전해보기로 약속했다.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 열흘이면 되지 않을까.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아기를 키우면서도 저축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처음엔 결혼 10주년 안에는 가자 했다가 그건 너무 먼 기약같아 5주년으로 정정했다.


아무 대책없는 무작정의 계획이지만 

그래도 목표가 생기니 좋다.


Posted by Mona_ouzoud :

2018. 12. 31. 10:31 from 카테고리 없음



요근래 계속 불안하긴 했지만 유독 이틀동안 상태가 무척 안좋았다.

공황장애 비슷한 증상도 겪고 모든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충동에 미친듯이 시달렸다.

세상 모든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기분이 들었고 예전부터 고치고 싶다고 생각한 내 정신 문제가

미치도록 원망스러웠다.

어제 하루 꼬박 내내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듯 힘들고 아팠는데 남편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았다.

오분에 한번씩 눈물이 나고 임신중 우울증에 대해 하루종일 검색을 하고 이게 호르몬 때문이다라고 되뇌였지만

그 인정이 쉽나. 다 내잘못 같지. 다 내문제 같지.


하루종일 죽을힘으로 스스로와 싸운 후 잠자리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편과 함께 내 휴대폰 사진들을 봤다.

함께 갔던 까페, 엄마와 조카들 사진, 예전에 살았던 조그만 빌라, 만들어 먹었던 음식들,

그리고 지난 겨울 다녀온 남미 여행 사진. 

혼자 한달이나 다녀온 여행이었는데 남편에게 사진도 제대로 보여준적이 없다는 사실을 일년만에 알았다.

잠깐 경유했던 멕시코시티, 페루의 쿠스코, 또 마추픽추를 가기위해 3박4일동안 했던 트래킹, 

세상에서 제일 맑았던 69빙하호수, 와라즈에서 비박으로 즐겼던 산트크루즈 3박4일 트래킹, 티티카카 호수,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의 일출과 별사진, 혼자 정말 무서웠던 라파즈의 버스터미널...

남편은 무척 재밌게 내 여행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다음엔 꼭 함께 가자고 했다. 

우리의 앞으로가 기대된다며, 나와 함께라서 설렌다고. 행복하다고.


죽고싶을 만큼 괴로운 충동들과 싸운 하루가 무색하게도

나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삶이 기대된다고 말하는 해맑은 남편덕분에 

그간의 우울이 약간은 씻겨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따뜻한 잠을 잤다. 

평온했다.


임신중 우울증세들을 검색하다보니 대부분은 남편과 가까운 사람에게 알리고 이해받고 배려받으라는 조언이 많았다.

나도 안다. 임신과 출산은 우리 부부 공동의 몫이니까.

하지만 의심이 들었다. 

이미 어릴때부터 가지고 있던 기질이 어두운 편인데 이게 정말 호르몬때문인지 

지금까지 그러했듯 간헐적 발병같은 증세인지. 이게 정말 우리의 몫인지, 나의 문제인지.

더불어 단순하고 긍정적인 남편이 내 상태를 알게되면 함께 우울해질까봐 더 두려웠다.

모르던 세계의 포문을 열어버리는 꼴이 될까봐. 평생 몰라도 되는 감정이 아닐까.

전전긍긍 내 눈치를 보고 나를 바라보는 눈이 걱정으로 점철된다면 그것은 더 못견딜 일이다.

그는 그저 해맑고 애교 많고 사랑을 표현해 주고 많이 웃어주고... 그래서 내가 버틸수 있고. 


어젯밤에도 안겨서 정말 서럽게 울고 싶었던 감정을 잘 참아내고

여행이야기를 나누다가 잔 건 잘한거 같다. 아침이 되니 더욱 확신이 든다.

오늘은 어디 멀리 외출을 해야겠다.

조금만 더 멀리 나가보자. 




Posted by Mona_ouzoud :

2018. 11. 29. 17:19 from 카테고리 없음


아침에 일어나 남편에게 따뜻한 보리차와 영양제를 챙겨주고

다시 침대로 들어와 한시간쯤 휴대폰을 보며 뒹굴거리다가 다시 잔다.

특별한 볼일이 없으면 두세시간 정도 쭉 자고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겨우 눈을 떠 아무거나 먹는다.

정말 아무거나 먹는다.

우유에 포스트를 말아먹거나, 라면, 아니면 가끔 샌드위치.

오늘은 냉동실 흰밥을 꺼내 렌지에 3분 돌리고 며칠 전 만들어 둔 꼬막무침에 들기름과 상추를 잘라넣어 비벼먹었다.

밥을 먹고 몽쉘통통 하나를 또 먹고 키위 두 개와 토마토 하나를 핸드믹서로 갈아 주스로 마셨다.

아,,, 토마토. 

내 인생에 이렇듯 토마토에 꽂히는 날이 올줄이야.

하필이면 그게 겨울이라 토마토가 과육이 적고 값이 비싸다.

그래도 동이가 먹고 싶어하는 거라며 평이 좋은 농장에서 박스로 주문해 먹는다.

지난주에는 수박도 한덩이 사먹었다. 이역시 동이픽. 내입맛이 원한게 아닐거야.



케이비에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짧은 다큐 프로그램을 하나 보고 

최근에 시작한 프랑스 자수를 하려고 바늘에 실을 꿰는 중.

이틀 전 프리다칼로의 얼굴을 자수에 넣어 연습해 보려고 도안을 그렸는데 엉망이다.

남편에게 카톡으로 보여줬는데 반응이 시원찮다. 나몰래 좀 웃은것도 같다. 아니 기겁을 한걸까.

내가 봐도 좀 이상하긴한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지금 막 티비를 틀었더니 시네에프 채널에서 프리다를 하고 있다.

겨울에 다녀온 멕시코에서의 프리다 칼로 생가가 생각난다.

모든게 완벽했던 그날, 그녀의 작품들보다 주방의 예쁜 식기들에 감탄을 감출 수 없던 그 집.


올라! 프리다 : )

Posted by Mona_ouzoud :

2018. 11. 26. 19:42 from 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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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에서 김영하가 읽어주는 박완서의 그리움에 대하여를 꼬박 들으며 잎사귀에 의미없이 빗금칠을 남겼다.

단편소설인줄 모르고 당연히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너무나 생생해서.

좋은책은 듣기에도 읽기에도 좋구나. 가슴한켠이 찌릿하다.

 

Posted by Mona_ouzoud :

2018. 11. 13. 18:19 from 카테고리 없음

우주를 유영하는 스타맨 이야기를 들었다.
고독하고 무한한 공간에서 혼자 전기차를 타고 열심히 드라이브를 즐기는 스타맨.

지난 주말 잠자리에 누워 대화를 나누던 중 남편은 나에게 테슬라사의 전기차 이야기를 해주며 지난 2018년 2월 우주로 쏘아올린 로켓에 실렸던 스타맨에 대해 알려주었다. 
잠이 올듯말듯 피곤하면서도 그 아이디어가 재밌어 어디 구경이나 해보자며 유튜브를 켰다가, 맙소사 왜 눈물이 나는지.
그동안 어디 숨어있었는지도 모를 뭉클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설레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지금도 어딘가를 날아다니겠구나 너 스타맨.


*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하늘로 날아간 전기차 로드스터엔 스타맨이 타고 있다.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며 전기차는 그대로 우주로 내보내지는데 그 뒤로 보여지는 푸르른 바다가 장관이다.
잠시 후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며 여러번 모습이 겹치는데 흡사 그래픽으로 만든 영상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링크한 영상은 로켓이 발사되면서 스타맨이 우주로 유영을 시작하기까지를 데이빗보위 음악에 맞춰 편집된 것이다.




영상을 보면 자동차 내부에 조그맣게 써있는 문구. 

Don't Panic

위트와 감동의 절정이다. 

우주에 홀로 남겨진 자동차 로드스터와 그 안에 탑승한 스타맨이 혼란스럽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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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타맨은 화성 너머의 궤도까지 떠났다고 한다.





Posted by Mona_ouzoud :

2018. 9. 6. 20:18 from 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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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 예약한 건강검진을 취소했다. 대장내시경을 계속 받아야한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미뤄지니 내심 심란하다.

아기가 집을 짓느라 분주하다. 배가 계속 아프다.

점심으로 김밥을 한 줄 포장 주문하고 지갑을 봤는데 현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한 줄 더 포장해달라고 했다.

카드결제는 가격하한이 있었다. 두 줄을 받아와서는 반 줄도 못먹었다.

요즘 소화도 안되고 입맛도 없는데 기분탓일까.

차라리 식당에서 백반을 먹고 들어올걸 그랬다.  


*

서너달째 청년들과 격주로 하는 독서토론 모임과

동네 도서관에서 10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토론진행자 양성과정을 듣고 있다.

오늘은 지도자과정 수업을 듣고 왔는데 같은 모둠으로 앉은 분들이 무척 부담스러웠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르쳐 본, 그래서 비판도 잘하고 반대로 잘 수용하는 어른들이었는데

표정에 단짠이 드러나는 나로써는 그 모든 대화가 무척 곤욕이었다.

요즘 편독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수업에 들어가는 책들을 일주일에 한 두권씩

억지로 구입하고 있는데 (사면 아까워서 읽으니까..)

그 새책을 앞에 두고 좋은 책이 아니라는 비난을 들었을 때의 기분이란.. ㅠ 

그래도 수업은 무척 재밌다. 강사님봐서라도  개근을 해야지.



Posted by Mona_ouzoud :

2018. 8. 13. 07:18 from 카테고리 없음

잠깐만 보려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인을 끝장까지 덮었다.

반전의 반전이 아주 재밌고 쉽게 읽히는 가벼운 추리소설이었는데 제목이 일품이다.  

악의... 이처럼 적절할수가.

덕분에 밤을 샜다.

오늘은 집근처 영화관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가족을 조조로 볼 계획이었다.

7시 14분. 수정한다. 아침부터 잠을 좀 자야겠다.


예전에 미야베 미유키의 책중에 내용이 인용됐던가.. 작가가 소개했던가... 아무튼 그에 관련돼서 읽었던

이와 손톱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약간 그때 생각이 났다.

전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강렬했던 메세지만 남아있는데 

인간의 악의가 가지는 힘에 대해 인상깊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었다.

각 인물들이 가지는 선과 악의 구분을 떠나 악한 감정을 누군가에게 뿜을때의 기발한 에너지란 참.







Posted by Mona_ouzou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