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주 가벼운 눈발
너무 가벼워서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휘 휘 이동하는 그런 눈송이
그것들이 쌓여 세상을 채워 나가는걸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눈송이 하나도 저리 열심히 사는데,
아이를 등원시키고 소파에 누워 김훈의 하얼빈을 읽다가 설핏 잠이 들었다.
난 덜 치열한 삶인가.
한동안 다니던 뒷산 등산을 못간지 한달이 되었다.
실종자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 두려운가.
한달 가까이 지난 지금 그곳 거기 살아있지 않은 누군가가 있다는게 두렵다.
산을 오를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