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4. 18:56 from 카테고리 없음


지난 토요일 전국각지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탑골공원에 단단하게 모여앉아 시국선언을 하는 사진을 보았다. 명치 안쪽에서부터 뚫고나오는 시원한 쾌감과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간지럽고 괴로운 감정이 뒤섞였다. 싱싱한 젊음이 치고 들어오는 모습은 두려웠고 상상이상으로 감동이었다. 그래 감동이면서도 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건 아마도 내가 더이상 싱싱한 청춘이 아니기에 꿈을 먹고 사는 소녀가 아니기에. 

이제는 머지않은 시간 탑골공원의 어딘가가 내 노년의 자리라서... 

그것이 과거 지나온 시간보다 더 가까이 있어서... 

펄럭이는 깃발의 청소년들이 대견하고 장하면서도 그리고 그것이 가지는 상징성에 대해서 더할나위없이 공감하면서도 내밀한 진심 어딘가에선 나 또한 밀리고 밀려 당연하다 생각했던 소소한 권리를 박탈당한채 허망하게 남겨지는 노인이 된 비참한 기분. 


내 후대의 젊음으로부터 밀려나 남겨지지 않도록

그들의 시대적 가치와 사상을 존중해 줄 수 있는 할머니가 되어야겠다. 

같은 방향을 보고 앉아 한목소리로 정의를 논할 수 있도록. 

아니 그들이 거리에 나와 소리지르지 않아도 바르게 정비된 사회속을 유영할 수 있도록

어른의 책임감으로 현시국에 대한 공부와 비판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분노를 부끄러워말아야지. 누구보다 당당하게 비판해야지..

나의 분노가 다음세대와 나를 공존하게 해 줄 끈이 될것이니까.



Posted by Mona_ouzou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