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_ouzoud 2012. 3. 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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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너디자인을 부탁하러 온 아지즈가 수고하라며 작은 쇼콜라 하나 주고 갔다.
기대없이 이빨로 깨물어 혀끝을 대고 가만히 있었는데,
은근히 온몸으로 퍼지는 당 - 
혀끝에서 코끝으로 머리카락으로 손가락으로 뱃속 장기들로 엉덩이로
구석에 숨어있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다.

적당히 좋다 -
공복에 퍼지는 쇼콜라 딱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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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파시.. 같은거 이랄까나.
신기하다.

아침 출근길에 버스에 앉아 졸면서 문득 보름 뒤 24일이 다혜 생일구나 했다.
작년처럼 떼마라의 다혜가 살던 집에 잠시 들러 언니 왔다간다 얘기해야지 마음먹었다.
그런데 오후에 갑자기 알밤에게 연락이 와서는 다혜 생일 이야길 꺼낸다.
오, 나도 오늘 아침에 문득 떠올랐어 라고 하자, 알밤 역시 오늘 아침에 문득 생각났다고 한다.
텔레파시 일까나, 다혜가 우리 둘에게 차례로 잊지말라 왔다간 걸까나.
뭐가 됐든 다혜야 언니가 보러갈게 기다려 :D





작년 3월 24일.
아그달 버스정류장 풀밭에서 꽃반지를 만들어 끼고  떼마라로 갔다.
두 번 밖에 가지 않았던 그 집. 앞으로 많이 가게 될 줄 알았다. 그땐.
 

길을 헤매다 바다도 만나고, 발 뒤꿈치가 까이고.
하지만 끝내 찾았다.  우리 다혜가 살던 그 집.

굳게 닫힌 그 아이의 집 현관문에 꽃반지를 살며시 끼워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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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다.
내게 늦은 밤시간이 오면,  제주도엔 해가 뜨겠지.